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부산 강서구 미음동의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 1단계지역 일대에서 기반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은 기반시설공사가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완료되고 공장들도 들어서게 된다. 오른쪽은 오는 2020년까지 부산 강서구 강동동, 명지동 일대에 ‘물의 도시’로 조성될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낙동강 하구 수변구역을 ‘한국의 베네치아’로 개발하는 ‘부산 에코델타시티’사업 등 부산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이 3월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은 기존의 해운대, 수영구 등 동부권에서 서부권으로 중심이 이동하며 신(新)낙동강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는 강서구 일대에 1단계 국제산업물류도시와 핵심시설인 에코델타시티사업(2-1단계), 연구개발특구사업(2-2단계) 등 3개 사업을 미래 비전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체 22.34㎢에 2020년까지 9조 원을 투입해 미래 복합 첨단도시로 개발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이곳 주변에는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과 아시아 허브 항만인 부산신항만, 김해국제공항 등이 인접해 있어 사업이 완료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부산시에 따르면 건설과정에서만 사업의 경제적 효과는 7조8000억 원, 고용창출은 4만3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코델타시티는 최근 사업의 타당성 및 경제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6월 에코델타시티 기반조성 공사를 발주해 9월 착공할 계획이다. 에코델타시티는 대형 강의 하구 삼각주에 대해 처음으로 ‘친수구역개발법’을 적용해 K-water(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시가 5조4386억 원을 투입해 개발하고 있다. 강서구 명지동과 강동동, 대저2동 일대의 서낙동강, 맥도강, 평강천 3개 하천에 둘러싸인 12㎢의 친수공간을 ‘물의 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주변을 흐르는 강의 자연 생태계를 이용해 ‘친환경 수변친수도시’이자 첨단산업·국제물류·연구개발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형 자족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물과 숲으로 순환·정화되는 ‘힐링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산업기능 부분은 동남권 산업 벨트와 연계한 자동차·조선·항공 등 첨단산업단지와 김해국제공항·신항만 배후 국제물류허브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산업에 종사할 3만 가구(7만8000명)의 주택도 생태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또 국제해운 비즈니스 클러스터, 전시·컨벤션 시설이 들어서는 국제 업무지구와 백화점, 쇼핑몰, 호텔 등이 들어서는 상업지역도 함께 설치된다.

문화특화지구에는 박물관, 예술촌 등이 들어선다. 도시 주변에는 인간과 물류가 선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 국내 최장인 길이 16.3㎞(강폭 30∼800m, 수심 3∼6m)의 자연형 하천과 뱃길이 만들어진다. 도시 내에도 폭 20m의 다양한 수로(총연장 1.5㎞)를 만들어 친환경 물길로 중심 상업·업무시설과 연결시키는 콘셉트이다.

‘물의 도시’답게 사계절 일정 수위를 유지하는 수변공간을 활용해 여가를 만끽할 수 있는 수변 문화레저기능이 강화된다. 세부적으로는 요트 마리나와 계류시설, 수변 갬핑장, 카누 및 카약 체험장 등으로 시민들이 강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레저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물길을 따라 7곳의 나루터가 복원되고 역사탐방길도 조성된다. 친수공간을 따라 48.6㎞의 자전거 도로망 등 친환경 교통시스템을 도입하고 주변에 62만㎡의 철새생태습지공원과 함께 실개천, 샛강 주변의 생태서식지도 복원할 예정이다.

모든 조성방식은 자연환경에 개발 전후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저영향개발방식(LID)으로 설계됐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에코델타시티는 환경문제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는 것을 최대한 감안해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호 부분에 집중하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조성할 것”이라며 “부산의 미래인 국제물류도시 전체가 완공되면 낙동강시대가 열리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와 부산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절차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 2월 착수한 실시설계 용역이 현재 70%대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고, 국토교통부의 실시계획 승인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상도 명지동·강동동·대저2동 등 3단계로 나눠 추진 중인데 1단계인 명지동 2013필지 대부분에 대한 협의가 끝나 4450억 원을 지급했다. 2단계 강동동의 보상비 9200억 원도 상당부분 예산이 확보돼 올해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국토부도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때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을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했다. 국토부와 수자원공사, 부산시 등은 모두 개발 수요와 생태계, 경관 등을 고려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연구개발특구사업 4.64㎢에는 조선해양플랜트 혁신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부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성장 엔진들이 집결된다. 해양구조물 설계 및 제작, 해양 탐사 등 해양플랜트 서비스, 수송운반용 조선해양기자재 및 해저굴착기자재 등 각종 조선해양플랜트산업, 위성항법시스템, 그린해양기계산업 등이 주류를 이룬다.

앞으로 이곳에는 생산기계연구소, 과학기술정보연구소, 부산대, 한국해양대, 부경대 등 10여 개 대학과 연구소 등이 밀집해 연계 부품 개발과 제품화 생산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제산업물류도시 1단계(5.7㎢)는 기반공사가 완료단계로 올해 하반기부터 기계 및 자동차 부품, 항공·로봇부품 산업단지들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