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월부터 3억 원을 초과하는 전세 대출에 대해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보증서 발급이 금지된다. 그동안은 전세 대출자가 금액에 관계없이 주금공 보증서를 발급받으면 은행 일반 전세자금대출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또 건전성이 우려되는 2금융권에 대한 대출 관리를 ‘은행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2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에 따르면 주금공은 이르면 3월부터 3억 원 초과하는 전세 대출에 대한 보증서 발급을 중단한다. 금융위는 고액 전세 대출에 대해 보증서를 발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달부터 6억 원 이상 주택에는 보증서 발급을 중단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런데 금융위의 이 같은 조치에도 주금공에 전세대출 보증을 신청한 주택 중 보증금 6억 원 이상 고액 전세 주택이 200여 건에 불과해 규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이 기준을 3억 원 초과로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국토교통부도 20일 국민주택기금이 관리하는 ‘근로자·서민 주택전세자금’ 신청 자격을 전세보증금 3억 원 이하로 제한한 만큼, 주금공 보증서 발급도 3억 원까지만 해주는 게 전세를 억제하고, 월세를 활성화하는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전셋값 상승과 가계빚 증가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고액 전세자에 대한 보증서 발급이 전셋값 고공행진에 일조해 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객 대출은 은행의 일반 전세대출 상품을 이용하도록 하고, 보증서 담보 대출은 서민에게 집중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2금융권 대출도 은행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당장 2금융권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호금융 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조합 자산은 느는데, 연체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5억 원 이상 토지담보대출은 외부감정평가를 받도록 하고, 토지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최대 80%까지 조정해 과도한 대출을 억제할 방침이다.

아울러 월세 소득공제 대상과 공제수준도 확대된다. 현재는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가구주에게 500만 원 한도에서 월세 60%를 과세대상소득에서 빼주고 있다. 당국은 월세 소득공제 대상을 중산층으로 끌어올리고 공제 폭도 확대할 계획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