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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기준 살인, 약취유인, 성폭행 등 각종 범죄에 따른 사회적 비용으로 국민 1인당 연간 326만여 원을 부담하고 있으며 범죄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의 대부분을 국가가 아닌 민간이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의 사회적 비용 어떻게 되나=1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기준 살인, 약취유인, 강도, 성폭행 등 10대 강력범죄와 사기 등 7대 재산범죄로 인한 사회적 총비용은 158조729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총인구가 4861만 명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국민 1인당 범죄의 사회적 비용으로 연간 326만5000원을 부담한 셈이다.

범죄별 사회적 총비용이 가장 많은 범죄는 약취유인으로 연간 28조6582억 원에 달했고, 성폭행 28조5619억 원, 살인 19조3976억 원, 절도 14조4904억 원, 사기 9조5943억 원, 상해 8조1169억 원 등의 순이었다. 일반적으로 살인을 가장 심각한 범죄로 인식하지만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아동에 대한 약취유인이나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범죄 1건당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역시 약취유인이 85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 173억 원, 방화 37억 원, 체포감금 27억 원, 성폭행 2억1700만 원, 공갈 2억1200만 원 등의 순이었다.

◆범죄의 사회적 비용 대부분 민간 부담=범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결과비용과 예방비용, 대응비용 등으로 구성되며 2008년 기준 범죄 피해를 뜻하는 결과비용이 전체 사회적 비용의 84.0%를 차지했으며 예방비용이 12.4%, 형사사법기관 등이 사용하는 대응비용이 3.6%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결과비용과 예방비용의 경우 96% 이상을 민간이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됐고 국가가 부담하는 부분은 4% 미만이었다.

범죄 전문가들은 “범죄자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 신설 등을 통한 고위험 범죄자에 대한 집중관리로 민간이 떠안는 범죄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게 진정한 의미의 복지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