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소방관 마술사’ 정영권 씨는 유아·어린이만을 대상으로 마술쇼를 하는 ‘종합 예능인’이다. 그가 펼칠 수 있는 마술은 모두 1만여 가지. 그러나 공연에선 10여 가지 아이템을 매 무대마다 색다르게 선보이는 게 특징. 가장 기본적인 동전 마술부터 인형극 마술까지 주로 ‘시각’에 의존하는 마술들이 대부분이다. 처음엔 친근감을 위해 공무원 복장에 깔끔한 머리를 하고, 얼굴에 색도 칠했지만, 아이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결국 파마머리에 뽀로로 안경을 쓰고 오늘의 무대 의상을 갖췄다.

마술이 낯설던 시절, 그는 TV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이었다. 설이나 추석 특집 프로그램에는 대부분 외국 마술사들이 점령했는데, 소방관 마술사가 국내 마술사로는 처음으로 1996년 KBS ‘원더플 라이프’에 출연했다. 이어 MBC ‘기인열전’(1997년)에선 대상을 받고 동남아 여행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KBS ‘인간극장’엔 2001년 5부작으로 출연해, 그의 재미있지만 아픈 인생이 소개됐다.

오래된 태권도장을 인수해 현재 마술 작업실로 쓰는 그는 이곳에서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한다. 개발한 마술은 맨 처음 가족에게 보여준다. 마술이 실패하면 10명에게 들키지 않을 때까지 다시 보완 작업을 거쳐 무대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