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한파를 겪어온 태양광산업 시장 회복세가 완연해지고 있다. 태양광 패널의 원재료로 시장 동향의 척도로 여겨지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9주째 상승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풀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7일 “암흑기를 헤매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어 연말쯤 되면 업계의 흑자 전환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시장조사 업체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2월 5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9주째 올라 ㎏당 20.9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30일 16.05달러에서 1년 사이 30% 넘게 올랐다. 2012년 9월 이후 16개월 만인 지난 1월 첫째주에 20달러를 회복하더니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대략 25달러를 원가 수준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 업체들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시점이 멀지 않은 것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상승은 태양광 발전 수요가 늘고, 글로벌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업계는 일본 태양광 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전사태 이후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태양광 발전차액지원제도가 도입돼 지난 2010년 992㎿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013년 10배에 가까운 9414㎿로 커졌다. 올해는 1만2168㎿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폴리실리콘 메이저 업체인 한국의 OCI, 미국의 햄록, 독일의 바커, 중국의 GCL 등은 이미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양광 셀·모듈을 생산하는 자회사를 거느린 한화케미칼 관계자도 “유휴설비를 감안하면 100% 가동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전지의 제조공정에서 마지막 단계인 모듈의 가격이 아직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것과 공급과잉이 재연될 우려가 있는 것이 변수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모듈의 공급과잉을 주도한 중국 중소업체들의 구조조정 속도가 더디다”면서 “전체적으로 올해 말, 내년 초에는 전체 태양광 시장의 수급균형이 맞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