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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를 중심으로 기존 석유 채굴 방식과 다른 비전통 에너지인 셰일가스(shale gas·셰일층에서 추출된 천연가스)와 타이트오일(tight oil·셰일층에서 나오는 경질유)의 상업생산 확대로 촉발된 ‘셰일 혁명’에 국내 산업계의 대응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다만 비전통 에너지들의 국내 수입이 경제성과 사업성 면에서 더 낫다는 확답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경계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셰일 혁명’에 대한 대응은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통한 수급 안정화에 집중돼 있다. 에너지 공급 확대로 유통경로가 바뀌고, 수입국들의 가격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간 소비량이 3600만t에 이르는 액화천연가스(LNG)만 해도, 러시아나 중동에서 들여오는 LNG에 비해 미국산은 10∼20% 정도 저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파나마운하의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수입처 다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요 감소로 애로를 겪고 있는 액화석유가스(LPG)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셰일가스를 추출하면 액화과정을 통해 LNG 외에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 5%, LPG 제조에 쓰이는 콘덴세이트 5% 등이 나온다. LPG 수입사 E1은 미국 가스기업인 엔터프라이즈와 계약해 올해 18만t의 셰일가스 기반 LPG를 수입할 예정이다. E1의 전체 수입량 중 6.4%로 비중이 크지 않지만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수입사인 SK가스도 2015∼2016년에 총 36만t의 미국산 셰일가스 기반 LPG를 들여올 계획이다.

LNG 도입에도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발전소를 운영 중인 SK E&S는 지난해 미국 프리포트 LNG사와 액화시설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셰일가스 기반의 LNG를 오는 2019년부터 20년간 매년 220만t을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연간 LNG 수입량의 약 6% 수준이다.

박기홍 포스코 사장도 지난 1월 28일 기업설명회에서 “셰일가스가 지금 당장 국내 LNG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며 “해외 셰일가스전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까지 국내 가스 수요의 20%가량을 셰일가스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산업계의 동향에 변수가 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올해가 셰일가스 시장 진출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셰일가스 기반의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크래커(분해증류시설)를 건설하기 위해 미국 정유업체와 합작사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지난달 간담회에서 “셰일가스 시장 진출을 위해 합작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