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6년 동안 숨어 살던 여성 탈옥수가 수사당국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혀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경찰은 지난 1977년 미시간주 교도소에서 탈옥한 주디 린 헤이먼(60)을 검거해 구금 중이다. 헤이먼은 1976년 절도죄로 기소돼 징역 최소 16월에서 최대 24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디트로이트 인근의 입실랜티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10개월 만에 탈옥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검거 당시 샌디에이고 경찰은 미시간주 교정국의 신고를 받고 시내에 있는 헤이먼의 집을 찾아갔지만, 헤이먼은 자신의 이름을 제이미 루이스라고 속인 뒤 태연히 거짓말을 이어 갔다. 그러나 경찰은 미시간주 교정국에서 보내온 사진 속의 과거 헤이먼의 눈이 현재 루이스와 똑같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추궁 끝에 자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먼이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어떻게 신분을 감추고 살아왔는지는 아직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이 헤이먼을 연행할 때 현장을 방문한 31세 아들조차 어머니가 탈옥수라는 사실을 그제야 알고 어안이 벙벙해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시간주 교정국이 헤이먼의 은신처를 파악한 경위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헤이먼은 자신을 찾아낸 수사당국의 능력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혀를 내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샌디에이고 경찰은 조만간 헤이먼을 미시간주 교정국에 넘길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008년에도 미시간주 교도소에서 탈옥한 여성이 샌디에이고에서 32년 만에 검거된 적이 있다. 1976년 탈옥한 마리 월시는 당시 수전 르페브르라는 가짜 이름으로 숨어 살다 붙잡혔으며, 이후 신분을 감춘 채 살아온 세월을 정리해 ‘두 개의 인생 이야기’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