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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건석 씨가 평생에 걸쳐 매일 쉬지 않고 일기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기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간직하고 싶은 ‘기록’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일기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꿈과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인생은 살아갈수록 닳아 없어지지만 일기를 쓰면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아 언제든 과거와 추억을 돌아볼 수 있어 인생을 두 번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삶이 풍족해진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계획적인 삶에 대한 도움도 빼놓지 않았다. 우 씨는 “일기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잡고 우직하게 한길로 걸어나갈 수 있는 심지를 세우게 됐다”며 “일기 쓰기는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미래 설계를 돕는 역할을 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기를 쓰다 보면 하루 동안 힘들고 상처받았던 마음이 치유되고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필력도 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돼 계획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일기는 자신의 기록이지만 후손들에게는 유산이자 역사라는 점도 지적했다. 우 씨는 “재산을 남기면 3대 후손까지 이어지기 힘들지만 일기로 쓴 기록은 먼 훗날까지 보존이 가능해 재산보다 중요한 유산이 될 수 있다”며 “개인이 모여 국민이 되듯이 한 사람의 일기가 모여 국가의 역사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기를 쓰지 않는 세태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우 씨는 “좋은 점이 많은데도 요즘에는 일기를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워 안타깝다”면서 “많은 사람이 일기를 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계획적인 인생을 살면서 기록으로 남기면 세상이 더욱 풍요롭고 따뜻해져 국가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