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구연찬(오른쪽 두번째) 장암칼스 대표가 지난 6일 충남 아산시 안주면 아산공장에서 연구원들과 친환경 특수 윤활유 품질 향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아산=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지난 6일 찾은 충남 아산시 안주면 장암칼스 아산공장에서는 미국의 GM과 크라이슬러, BMW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 조향장치 업체인 독일의 GKN에 납품할 특수윤활유 생산에 분주했다.

해외 유력기업이 국내 중소기업인 장암칼스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자동화 설비와 신기술로 원가절감에 성공, 해외 경쟁업체 대비 20∼30%의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장암칼스 아산 공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장으로 전체면적 3100㎡에 480억 원의 자금이 투입돼 최첨단 자동화 시설을 갖췄다. 이곳에서는 특수 윤활유 440여 가지의 제품이 생산돼 자동차를 비롯해 원자력발전소, 잠수함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만들어지는 쏘나타의 경우 장암칼스에서 제작된 70여 종의 250가지의 특수 윤활유가 쓰인다. 그래서 특수 윤활유는 자동차·전자·철강을 만드는 공장의 ‘소금’이라고 불린다.

장암칼스는 미국·독일·일본 등이 장악하고 있는 특수 윤활유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를 포함해 해외 40여 개 국가에 특수 윤활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장암칼스의 매출은 2013년 280억 원이 예상돼 전년 250억 원보다 10.5% 늘어나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앞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 매출 비중이 현재 60%에서 2∼3년 내에 30∼4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체 개발한 특수 윤활유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 5년 안에 연 매출 1000억 원 달성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장암칼스는 1980년 5명의 인원으로 장암상사라는 수입 윤활유 대리점으로 출발했다. 사업 후 6년 만에 흑자를 내면서 국산화에 관심을 두고 기술개발에 나섰다. 1990년 중반 대우자동차로부터 특수 윤활유를 같이 개발해 보자는 제의를 받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화학 연구소 등을 찾아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국산화에 성공한 장암칼스는 제2의 도약을 위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했다. 자체 기술연구소를 세웠고 최신식 연구 시험 설비도 갖췄다. 또 석·박사급의 전문인력도 확보, 친환경 신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내외에 연구논문 10여 건을 발표했다.

장암칼스가 자체 개발한 친환경 제품인 그리스는 관련 특허 7건을 획득했다. 이 같은 저탄소 녹색성장에 이바지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통령 산업포장, 국가녹색기술대상 지식경제부 장관상도 받았다. 장암칼스가 윤활유 수입회사에서 시작해 이처럼 해외에서 인정받는 히든챔피언이 되기까지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뛰어난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연찬 장암칼스 대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고객 요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연구기술과 끊임없는 혁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5년 후에는 아시아 제일, 10년 후에는 세계 제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장암칼스는 현재 외국에 판매·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의 우량 윤활유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휠라나 타이틀리스트가 했던 M&A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구 대표는 “해외로 직접 나가서 하는 건 비용이 많이 들고 힘들어 이미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계 기업을 사려고 한다”면서 “우리보다 10∼20배 큰 공룡을 잡아먹으려 하는데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산=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