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지역에 파병된 한빛부대가 일본으로부터까지 실탄을 지원받게 된 것은, 최초 파병 시 부대원들에게 ‘기본휴대’ 수준의 탄약만 지급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전문가들은 “기본휴대 수준의 탄약으로는 지속적인 전투나 작전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방부가 한빛부대를 파병하기 전 현지 치안 상황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휴대무기 수준과 탄약량을 지급했지만, 파병 1년도 되지 않아 현지 반군 활동으로 인한 교전 가능성과 탄약 부족, 이에 따른 우리 장병의 생명 위협이라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24일 군 관계자는 “23일(한국시간) 현지에 파병된 한빛부대 부대장이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을 통해 미국과 일본 측에 탄약 지원 요청을 했다”며 “한국군이 휴대하고 있는 개인당 탄약은 안전지대로 배치된 일본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번 남수단 파병에서 한국군은 공병부대(210여 명) 위주로 부대를 편성했고, 특전사 등 경호병력은 70여 명뿐이다.

한국에 탄약을 빌려준 일본은 비교적 안전지대에 속하는 주바 지역에 위치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병(280여 명) 위주로 부대를 꾸렸고 경비병력은 소대급(30∼40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탄약 비축분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파병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에 파병된 부대가 일본 자위대에 탄약을 빌리게 되면서 현지평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파병 전 한국군 주둔지에는 인도의 기계화보병대대가 함께 위치해 경호에 대한 우려가 적었다”고 해명했다. 파병부대들은 UNMISS하에서 같은 기지를 쓰게 되면, 경비작전 등의 임무를 분할해 인도의 기계화 전력이 한국군 방어 임무를 일정 부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파병 9개월 만에 반군 활동이 강화되면서 뒤늦게 일본으로부터 탄약을 빌리게 돼 치안상황 평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빛부대가 보유한 탄약으로는 지속적인 교전을 펼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한빛부대가 보유한 탄약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보안 누출로 부대원들의 안전에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도 “최초 파병 목적이 재건임무였던 만큼 탄약 휴대에 대한 제약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군 당국은 한빛부대의 화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긴급히 추진키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열린 상황평가회의에서 한빛부대 주둔지 북쪽 수십㎞까지 반군세력이 접근함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화력 보강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도 “한빛부대의 방어를 위해 화기와 탄약을 실은 공군 수송기를 곧 남수단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군 수송기를 통해 한빛부대에 탄약과 화기 등이 보충될 전망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