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가 욤비 토나 씨를 올 2학기부터 전임 교수(직위 조교수)로 임용한 것은 김혁종(55) 총장의 의지 때문에 가능했다. 24일 광주대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 2월 방영된 KBS 미니다큐시리즈 ‘인간극장-굿모닝 미스터 욤비’편을 통해 토나 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다. 난민보호센터에서 알선한 치과에서 잡무를 하며 토나 씨가 받는 월급으로는 여섯 명의 가족이 생활하기 벅차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 총장은 토나 씨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그의 뜻을 존중해 임용 적격 여부 검토를 지시했다.

광주대 교원심사위원회는 토나 씨가 국립 킨샤사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 성공회대에서도 석사 학위(아시아비정부기구학 전공)를 취득해 연구·교육경력이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가 한국에서 ‘난민’지위를 취득함에 따라 콩고 정부로부터 자격(석사 2년) 확인을 받기 어려운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다른 연구·교육경력이 있는지를 파악한 결과, 그가 한국에서 5년 이상 인권·난민 관련 강의와 연구발표를 지속적으로 해온 점을 확인했다. 입증이 어려운 콩고에서의 2년 연구 경력을 5년간의 현장 경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토나 씨가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에 능통한 점도 고려됐다.

광주대는 토나 교수가 ‘현대사회와 인권’‘국제사회와 난민’등 2개 과목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인권의식 함양과 국제적 감각 배양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대 관계자는 “가족을 동반한 난민으로 어려운 삶을 헤쳐오면서 토나 교수가 보여준 도전정신과 인간관계에 대한 지혜도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