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10일 ‘법안 벼락치기’에 나섰다. 정기국회 시작 이후 99일 동안 여야 정쟁으로 허송하며 본회의 법안 가결 건수 ‘0’을 기록했던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30건 남짓한 법안을 처리한다.

올해 경제민주화 바람과 함께 일감몰아주기 방지 법안 등을 처리해 주목받았던 정무위원회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 하고 정기국회 문을 닫았다.

이날 처리될 법안 중에는 중요한 민생 법안이 적지 않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8·28 전월세 대책에 포함된 주택 취득세 영구인하안을 담은 지방세법 개정안이다. 지방세법 개정안은 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해 10일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6억 원 이하 주택 취득세율은 2%에서 1%로, 9억 원 초과 주택의 취득세율은 4%에서 3%로 현재보다 각각 1%포인트씩 내려간다. 6억∼9억 원 주택의 취득세율은 현행 2%로 유지된다. 취득세율 인하안은 정부대책 발표일인 8월 28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취득세 인하로 인한 지방세 부족분(연간 2조4000억 원 추산)을 메우기 위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도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여야는 현행 5%인 지방소비세율을 내년부터 11%로 올리는 안에 합의했다. 민주당에서는 현행 5%를 16%로 올리는 법안을 내년에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허용한 주택법 개정안도 이날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지은 지 15년 이상 된 공동주택일 경우 최대 3개층 증축, 최대 15% 가구수 증가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내년 4월 말부터 시행된다.

축산물 이력관리 대상을 돼지고기까지 확대하는 소·쇠고기 이력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산지유통인의 개념에 개인뿐 아니라 법인도 포함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 등 다른 경제법안도 이날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한편 정무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대부업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여야 이견이 커 처리는 결국 다음 회기로 넘기게 됐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