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과도한 게임 이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강제적 셧다운제도’(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인터넷 게임 규제)가 도입 취지와는 달리 게임 중독을 완화하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강제적 셧다운제보다는 자율적 규제로의 전환이 게임 부작용 감소와 게임 관련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문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한국규제학회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컨벤션센터에서 ‘창조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개혁’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강제적 셧다운제가 온라인 게임 이용시간을 줄였는가’를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2010년부터 최근 4년 동안 모두 6100명의 주중·주말 게임 이용시간을 강제 셧다운 집단과 자유 집단으로 나눠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는 “주중과 주말에 관계없이 강제적 셧다운제가 16세 미만 게임 이용자의 게임 이용시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하루 동안 16세 미만 게임 이용자의 평균 이용시간은 주중 17.7∼18.2분, 주말 16.2∼20분가량씩 감소하긴 했지만 강제적 셧다운으로 인한 감소인지, 다른 변수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과감한 정책 전환을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강제적 셧다운제가 수면권 보장을 통해 건강한 청소년 육성이라는 당위성을 가지지만, 실효성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온라인 게임 시장 규제의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정책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 및 가정 등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자율적 규제로의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 강제적 규제에서 자율적 규제로 전환한 중국 정부의 게임 시장 관련 규제 정책 변화가 게임 이용에 따른 부작용 해소는 물론 게임 산업 육성에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자율적 규제로의 전환은 강제적 셧다운제로 인해 유발된 부작용을 완화시켜 게임 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