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추신수(31)가 뉴욕 메츠에서 영입해야 할 선수 1순위로 꼽혔다. 올해 홈런 21개를 모두 오른손 투수에게 뽑아내고, 타율 0.317과 출루율 0.457에 장타율 0.554를 기록하며 ‘우완 킬러’의 면모를 과시한 추신수가 우완 투수에게 고전했던 메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SPN은 7일(한국시간) 메츠에 적합한 FA 10명을 선정했다. 리스트의 제일 위쪽에는 추신수의 이름이 올랐다. 올해 메츠는 우완 투수를 상대로 팀 타율 0.236에 출루율 0.306, 장타율 0.366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각각 28위, 24위, 28위에 해당하는 수준 이하의 성적. 반면 추신수는 지난 5년간 우완 투수를 상대로 타율 0.311, 출루율 0.416, 장타율 0.521을 기록했다. ESPN은 “통상 한 시즌의 70%는 우완 투수를 상대하게 된다”며 “우완 투수를 맹폭해온 추신수라면 70%에 달하는 경기에서 메츠의 공격력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우완 상대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좌완에 대한 약점을 무시하고 영입할 가치가 충분한 선수로 평가받은 셈이다.

추신수는 또 이날 발표된 CBS 스포츠의 FA 상위 65명 랭킹에서 6년간 총액 1억2000만 달러(1272억 원) 가치가 있는 선수로 평가됐다. 순위로는 타자 3위이자 전체 4위. CBS 스포츠는 “올해 맹활약으로 수천만 달러를 더 벌게 됐다”며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나 메이저리그 단장들은 6년간 1억1000만 달러(1166억 원)를 예상하지만, 1억2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선수”라고 지적했다.

추신수는 그러나 한국인 첫 ‘실버슬러거’ 수상에는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날 포지션별로 가장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실버슬러거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추신수는 올해 내셔널리그(NL) 출루율·득점 2위로 맹활약했지만, 감독과 코치들의 투표로 뽑다 보니 타율과 타점, 홈런 등 ‘전통적’ 기록에서 밀려 수상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NL 외야수 3명은 신시내티 레즈 동료였던 제이 브루스(26), 앤드루 매커천(27·피츠버그 파이리츠), 마이클 커다이어(34·콜로라도 로키스)가 뽑혔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