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이 높은 수리 비용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수입차의 자기차량 보험료가 상당 폭 인상될 전망이다.

수입차의 과도한 수리비 보험금 지급이 손해보험업계의 손해율 급등과 전체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지적되자 금융당국이 보험료 할증 기준을 조정하고 나섰다.

7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보험료의 할인·할증의 기준이 되는 자동차 모델별 등급은 현행 21개 등급에서 26개 등급 정도로 세분화된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에 의뢰해 현행 자차 차량등급제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급 세분화 개편은 2010년 이후 4년 만이다.

현행 21개 등급제에서는 한 등급씩 올라갈수록 5%씩 보험료가 인상돼 할증률이 아무리 높아도 최고 1.5배까지만 인상이 됐다. 하지만 등급 기준이 만약 26개로 세분화될 경우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차량 군들의 자차 보험료는 최대 10%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 1∼5등급에는 30개 수입차 모델군 중 아우디, 혼다, 벤츠, 폭스바겐 등 21개 군이 몰려있을 정도로 수입차가 집중돼 있어 등급이 세분화되면 수입차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반면 수입차를 중심으로 자차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상대적으로 수리비 부담이 낮았던 국산차 일부 차량들은 자차 보험료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입차와 국산차에 대한 차별을 두는 것이 아닌 차량 등급 세분화이지만 수입차의 손해율이 높다보니 수입차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반면 수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위 등급 국산차들은 보험료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교통사고시 수리비가 과다 지급되고 있는 외제차 보험료 부족분을 여타 차량들의 보험료로 일부 메워주는 형태에 제동을 걸고,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 등급제 개편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최종 조율을 거쳐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