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북한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나흘째 감감 무소식이다.

연내 6자회담 재개를 목표로 서두르는 우 특별대표가 북한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요구가 워낙 강해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게 정부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미 스스로 핵 보유국임을 주장하는 북한이 6자회담을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회담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도를 내보이면서 의견차를 발생시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우 특별대표와 그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우 특별대표의 방북 목적과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베이징(北京)으로 돌아갔는지, 혹은 평양에 아직 머물면서 모종의 역할을 하는 건지 통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단은 우 특별대표는 북 측과 미 측과의 협상내용을 설명하는데 주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6자회담 재개에 관련해 미·중 간에 오고간 ‘진전된’ 논의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입장을 조율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7일 우 특별대표의 방중기간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 “북·중 간에 뭔가 협의가 원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화 재개 조건을 놓고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북한과 회담 재개를 서두르는 중국 간 기싸움이 벌이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 특별대표의 방중기간 북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한·미 두 나라가 요구하는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미국이) 우리가 도저히 받아들 수 없는 문제들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어떻게 해서나 조선반도 정세를 긴장국면에로 몰아넣고 있다”라든가 “우리에게 그 무슨 ‘사전조치’나 ‘국제의무 준수’하는 것을 강요하고 있다”는 등의 글을 게재한 점도 주목된다. 이는 우 특별대표의 중재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6자회담 재개의 조건의 체제 안전 보장과 유엔의 금융 제재 철회, 중국의 경제 지원 등을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6자회담뿐만 아니라 북 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도 협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방중은 6자회담 재개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기 까지는 추진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