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혐한(嫌韓) 시위단체들의 규모는 기존 오프라인 단체에 ‘넷우익’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우익 단체들이 합세하면서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 우익 시민단체는 유신 정당의 계보를 잇는 ‘잇수이카이(一水會)’가 대표적이었지만, 최근 ‘재특회(在特會·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가 급부상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전국적인 지부를 두고 1만3000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재특회’는 2007년 네티즌 100여 명이 모여 단체를 만든 지 6년 만에 100배 이상 그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에는 ‘일·한 단교 공투위원회’와 ‘유신정당 신풍’ ‘일본청년사’ ‘민족동맹’ ‘간바레(힘내라) 일본!’ 등 이른바 ‘넷우익’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우익 시민운동단체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들은 주일한국대사관과 도쿄(東京) 코리아타운에서 반한(反韓)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특회’는 한인거리 한복판에서 ‘간코쿠진 미나고로시(한국인 몰살)’를 외치며 거의 격주 간격으로 시위를 벌였다. 또 올 초부터는 ‘산보(散步)’라는 이름으로 그룹을 지어 한인거리 골목을 돌며 직접적 위협을 가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일본의 한 화장품 모델로 선정된 배우 김태희의 독도 발언을 문제 삼아 퇴출시위를 벌이고, 일본 입국을 막기도 했다. 이들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거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 등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 보수우파 성향에 더해 인종차별주의와 같은 막가파식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과격한 활동을 벌이는 혐한 단체들은 보수우익 성향 네티즌들의 게시판 활동이 그 뿌리라는 분석도 있다. 온라인 네트워크 규모가 추산되지 않는 일본 인터넷 우익 단체들의 활동은 더 과격하다.

반한 시위에 주도적인 ‘간바레 일본!’은 지난 4월 회원 80여 명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상에서 시위를 벌였던 단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