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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과 남대문로 등 서울 중심부에서 발굴된 100여 년 전의 지하배수로가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1907∼1915년 축조된 서울광장 지하배수로와 남대문로 지하배수로(사진)를 시 문화재 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24일 예고했다. 근대(近代) 지하배수로가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하수체계는 근대기에 이르러서도 조선 개국 이래로 사용돼온 31개 서울 도성의 옛 물길이 대부분 그대로 사용됐다. 이후 새로운 기술과 재료가 도입되며 이 물길이 암거(暗渠·지하에 매설)화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문화재 지정이 추진되는 지하배수로들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광장 지하배수로는 조선시대 정릉동천을 암거화한 것으로 서울광장 지하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간선과 덕수궁 방향에서 온 물길이 합쳐진 두 지선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길이는 191m다. 간선과 지선1의 배수로는 전체적으로 적벽돌을 둥글게 쌓아 축조한 뒤 아래쪽에 모르타르 방수처리를 했다.

남대문로 지하배수로는 을지로입구의 북쪽 남대문로 9길과 10길 지하의 소광통교 구간, 삼각동 구간, 한국은행 사거리까지의 남대문로 지하에 위치한 남대문로 구간 등으로 나뉘어진다. 서울광장 지하배수로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중에 조성된 것으로 전체길이는 약 394m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7월 25일 이들 지하배수로에 대해 “서울의 도시 발달 및 근대화 과정을 상징하는 유산이고, 전국적으로도 희소해 학술적 가치가 크며 보존상태도 양호해 시 기념물로 지정할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며 문화재 지정을 의결했다. 서울시는 24일부터 11월 23일까지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12월 중 두 지하배수로를 문화재로 최종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지하배수로 모형을 서울광장 등에 전시해 근대 도시발달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도울 방침이다. 또 중랑물재생센터 등 유휴부지에 하수도박물관을 개관, 프랑스나 일본과 같이 하수도 역사를 전시하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