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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사실상 미사일방어(MD) 체계 참여를 시사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와 MD 연계 여부에 또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9월 말∼10월 초 방한 당시 “전작권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MD”라고 밝힌 발언과 맞물리면서 이때 한·미 간 상당 수준의 논의가 진행됐고, 전작권·MD 간 ‘빅딜’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하층 방어망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한계에다 한국으로선 정식 참여가 아니더라도 정보·지휘 측면에서는 미국식 MD와는 어떤 식으로든 공유·연계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인식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선제타격 중심의 ‘킬체인(Kill Chain)’과 MD는 사실상 ‘한 세트’라는 인식이 강하다. 정부는 ‘킬체인’을 MD가 아니라 KAMD와 연계한다는 입장이지만 2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도 확인했듯이 KAMD와 MD 간 ‘상호운용성’은 불가피하다. 저고도 중심의 KAMD로는 북한의 반격을 다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이 14일 “다층방어를 위한 수단을 연구하겠다”고 밝힌 것이 KAMD의 약점 보완 및 중·고고도방어(THAAD) 체계와의 연계로 읽히는 이유다. 공군대 총장 출신의 정철호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MD 체계와 연계하지 않으면 현행 KAMD는 무용지물”이라면서 “현재 해군 이지스함에 배치된 레이더 등 체계는 중고도용 SM-3 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가 “SM - 3는 제외된다”고 밝힌 것은 정부가 THAAD 도입 가능성은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 역시 같은 논리로 강하게 한국을 압박해왔으며, 헤이글 장관 역시 방한 중 이 같은 점을 강하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고위인사들의 MD 강조 발언은 헤이글 장관의 방한을 기점으로 잇따라 터져나왔다. 헤이글 장관 본인이 한국행 비행기에서부터 MD를 언급한데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9월 30일 “북한 미사일 능력을 고려할 때 한·미 간 합동 통합미사일방어체계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새뮤얼 로클리어 미군 태평양군사령관도 지난 1일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헤이글 장관 방한 시 미국이 사실상 한국의 MD 참여를 약속받고 전작권 전환 재연기에 어느 정도 합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전작권 전환 재연기에 부정적이었던 미국이 당시 “내년 상반기 중 재연기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한국 측 발표에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MD 체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한·미·일 3각 MD 체계 형성이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 전략에 참여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는데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와 MD 참여를 ‘맞바꾸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 장관의 발언은 그동안 정부가 해왔던 말을 종합해서 모아놓은 수준으로, KAMD와 MD 간 일부 필요한 부분은 공유한다는 것이지 전면적으로 MD에 참여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보영·정철순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