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가을날씨속 따뜻한 서식지를 찾아 실내로 진입하는 쥐들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야생쥐 주의보’가 내려졌다.

생활환경 위생기업 세스코는 이달들어 실내로 서식지를 옮기는 쥐들의 개체수가 늘어나 전염병 창궐과 화재등의 피해가 우려돼 ‘쥐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7일 밝혔다. 세스코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의 쥐 발생량은 지난달보다 6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쌀쌀해질수록 쥐의 개체수가 늘어나는 까닭은 주로 야산이나 농경지 등 사람이 거주하는 외곽에 둥지를 틀던 쥐들이 추위를 피하고 먹이를 찾아 실내로의 진입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쥐 중에서도 특히 주의해야 할 종은 시궁쥐와 흰넓적다리붉은쥐가 꼽힌다. 실제로 세스코의 모니터링 결과 지난 3년 동안 실내 서식율이 높은 생쥐와 집웅쥐는 10%미만의 개체수 증가율을 보인 반면 시궁쥐와 흰넓적다리붉은 쥐의 경우 같은 기간 2배 증가했다.

▶전염병 유발부터 화재까지 피해 규모 크고 범위도 넓어

최근 개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시궁쥐는 실내에 들어올 경우 주로 천정과 마루 이중벽 사이,쌓아놓은 저장곡식 등에 주로 서식한다. 배변 등으로 전염병을 유발하며 유행성 출혈열, 서교열 등의 병원체를 옮기는 주범으로도 꼽힌다. 쥐는 경제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입힌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한해 동안 화재로 인해 발생한 재산피해액 2556억원 중 전기적 요인에 따른 재산피해액이 622억(24.7%)인데, 이중 일부가 쥐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쥐로 인한 각종 안전사고는 쥐의 갉는 습성 때문에 발생한다. 쥐의 이빨은 갈지 않고 그대로 둘 경우 연간 약 15cm정도가 자란다. 이빨을 그대로 방치하면 너무 길어져서 먹이를 먹지 못하고 굶어 죽게 되므로 지속적으로 전선이나 나무 등을 갉아 먹으며 이빨을 일정 길이로 유지하는 것이다. 쥐가 전선이나 케이블을 갉아 먹는 경우, 스파크를 발생시켜 화재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합선으로 정전이 발생하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에어컨이나 기타 냉난방시설을 외부 설치하는 경우에도 쥐로 인한 피해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된 주름호스 피복을 씌워 전선이나 케이블을 보호하면 피해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서식환경 고려한 맞춤약제 필요

쥐는 생존력과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다. 한 쌍만 있어도 1년 후에 1250마리로 번식이 가능하며, 0.7cm의 좁은 틈만 있으면 내부로 침입이 가능하다. 따라서 가게나 공장 등 쥐가 드나들 수 있는 통로가 많은 곳에서는 건물 주변 구멍을 모두 찾아 막고, 실리콘이나 우레탄폼·철판·철망 등으로 쥐가 다시 갉아내지 못하게 처리해야 쥐가 침입해 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막을수 있다. 보다 완벽한 퇴치를 위해서는 맞춤형 약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쥐는 의심이 많아 새로 설치된 약제를 위험물로 인식해 피하기가 쉽고, 서식하는 환경에 따라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 진단에 따른 맞춤형 약제를 사용해야 제대로 된 퇴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건조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쥐에겐 수분이 많은 약제를, 습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쥐에게는 건조한 먹이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퇴치에 효과적이다.

세스코 위생해충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암컷 쥐는 번식력이 강하고 평소 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의심이 많아 끈끈이나 살서제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이라며 “쥐의 번식 정도와 침입 및 이동경로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방제가 이뤄져야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