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에 발전기금을 출연했다는 이유로 유통업체 대표들이 무더기로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갈 상황에 처하자 대형마트 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발전기금 출연을 시장상인회 와해용 뒷돈 거래로 규정하는 시민단체 일부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라 국회가 증인 채택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박완주(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리는 산업위 전체회의에서 “대형마트 3사 대표를 불러 이 같은 의혹의 진상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발전기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뒷돈처럼 거래되는 현실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자는 취지”라면서 “소문대로 대형마트 3사가 매뉴얼까지 정해 놓고 출점을 반대하는 상인회 측 반응 수위에 따라 발전기금 출연액을 결정하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재래시장에 발전기금을 출연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 출점 허가에 앞서 지역 여론과 선거철 표심을 고려해 재래시장 상인회에 의무적으로 합의를 거치게 하기 때문”이라며 “상인회와 수십 차례 협상을 거쳐 재래시장 건물 개보수·증축이나 주차장 및 아케이드(지붕) 설치 등에 필요한 발전기금을 출연하게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재래시장은 기부금 대상 단체가 아니어서 기부금 처리를 할 수도 없고, 법인도 아니어서 개인 명의의 상인회 대표 통장으로 해당 금액을 송금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제도적인 한계 때문이지 일부에서 주장하는 ‘뒷돈 거래’는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업계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발전기금 사용처와 관련해 상인 간의 송사가 간혹 발생하는 것은 상인회 내부의 갈등과 법조 브로커의 개입이 빈번한 때문이지 우리 의도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이를 대형마트가 꾸민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창피주기로 일관하겠다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