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북 완주군 경천면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제너럴바이오 본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비눗방울 장난감 ‘마더스 콘 버블로’ 용기에 라벨부착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경천면에 위치한 제너럴 바이오(GB)사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연구·개발(R&D) 중심의 사회적기업이다.

친환경 유아용품(아동용 식기 세정제, 압축티슈, 놀이용 비눗방울 등)과 친환경 생활용품(주방세정제, 섬유유연제, 습기 제거제)을 비롯해 의료용 발광다이오드(LED)램프까지 생산품목만 20종이 넘는다. 특히 제품 R&D와 함께 상품화에 판매유통까지 진행하면서 의사결정구조가 단순한 게 강점인 회사다. 다양한 제품을 그때그때 수요에 맞춰 공급하기 위해 수시로 생산·포장 라인을 제품 특성에 맞게 전환해줘야 하기에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은 오히려 독이다. 그만큼 작업 전환이 쉬울수록 유리하다. 이 때문에 생산 현장 근로자도 12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모두 회사에선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인력들이다. 전 직원 27명 중 7명이 10년 이상 제조기술과 R&D 분야에 종사해온 인력으로 관리팀(5명)과 영업팀(3명) 외에 생산현장 인력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모두 장애인과 인근 저소득층 주민들을 고용하고 있다.

문화일보 취재팀이 최근 방문했을 때도 호주로 수출할 친환경 어린이용 비눗방울 장난감 ‘마더스 콘 버블로’ 세트를 포장하고 있었다. 친환경 물질로 인체에 무해한 비눗방울 액상을 만들어 포장 용기에 채워 넣고, 비눗방울을 만드는 도구는 플라스틱 대용품으로 자연상태에서도 분해될 수 있도록 옥수수 재료를 이용해 만들었다. 지적장애 3급인 최미상(39) 씨는 특유의 쑥스러운 말투로 “이곳에서 일한 지 20개월 됐다. 올 3월 결혼도 했다. (장애인)학교만 있을 때보다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최 씨는 제너럴 바이오에 취업하면서 어엿한 직장인에 가정까지 꾸리게 된 것이다.

박건우 영업부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위해 포장라인 자동화보다 수작업이 훨씬 유리하다”며 “고용목적만 갖고 장애인들을 채용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생산 제품이 바뀔 때마다 자동화 공정을 전환하고 교체해야 할 비용을 줄이기에는 사람의 수작업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너럴 바이오가 분야와 장르를 넘어 생산품을 다양화할 수 있는 원동력은 이 회사의 심장이자 두뇌인 ‘기업 부설 연구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용재 연구 총괄 이사는 “특허출원 등록만 12건, 상표출원 8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인증 19건과 함께 신원료등재(CTFA)도 5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품목으로 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등록하고 있는 업종만 위생용품 제조업, 식품 제조업, 화장품 제조업에, 바이오 원료특허, 위생용품 특허, 공산품 특허, 화장품 특허, 식품특허, 친환경사료 특허 등 R&D 성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인 ‘케어셀라’, 친환경 세정제인 ‘베지터블’과 ‘스노우’, 식품 브랜드인 ‘닥터진생’, LED브랜드인 ‘퓨램’이 이 회사 브랜드다.

그러나 창업의 길이 누구에게나 쉽지 않듯, 제너럴 바이오 창업 준비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말 못할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서정훈 대표의 고백이다. 서 대표는 “2007년 창업하는 과정에서 귀농인처럼 전주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인 완주군 경천면에 자리잡고 자신을 포함, 연구인력 단 2명으로 시작했지만 2008년까진 전혀 생산품도 개발품도 내놓지 못했다”며 “3년 만인 2009년부터 조금씩 실적이 쌓이며 연구 개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해 4억 원의 매출고를 올린 뒤 2010년부턴 아예 생산까지 시작하면서 7억 원, 2011년 22억6000만 원으로 매출고가 껑충 뛰어오른 뒤 올해는 이미 5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제품 품질에 대한 요건이 강화되고 복잡한 인허가 문제를 쉽게 접근하기 위해 완주군 봉동읍 전북테크노 파크 연구개발지원센터에 입주하면서 제2공장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제너럴 바이오는 “올해부터 유럽과 미국 등 신규시장 진출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지사 설립과 일본 시장 진출까지 성공하면서 세계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며 “항암제와 항당뇨제 개발에 주력하면서 착한 사회적기업 전파를 위해 지역 소규모 OEM 업체 지원 양성에도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완주 = 글·사진 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