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5일 경기 안성시 고삼면 쌍지리 765㎸ 신안성변전소에서 한국전력공사 직원이 전자계장을 측정하고 있다.

“건강요?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25일 경기 안성시 고삼면 월향리 쌍림마을 한기장(52) 이장은 마을 주변을 지나고 있는 765㎸ 송전탑을 가리키며 “송전탑 때문에 몸이 아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여기엔 그런 사람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고삼면 월향리와 쌍지리는 당진화력발전소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인근 신안성 변전소까지 765㎸ 송전탑으로 전송되는 길목이다. 765㎸ 송전탑은 최근 밀양에서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송전탑과 같다.

송전선은 전압규모에 따라 주로 765㎸와 345㎸로 나뉘는데, 전압규모가 높을수록 성능이 우수하다. 765㎸ 송전탑 1개는 345㎸ 3∼4개의 설비 부지를 대체할 수 있으며, 전력손실도 80% 이상 낮다. 이에 따라 발전 설비가 많은 지역에는 765㎸ 송전탑 설치가 대세다.

지난 2001년 고삼면에 765㎸ 송전탑 건설이 추진됐을 때도 현재 밀양처럼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보상금 책정, 안전문제 해소 등의 합의를 통해 건설한 뒤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

한 이장은 “요즘은 송전탑 관리하시는 분들이 1년에 한두 번씩 마을 어르신들과 잔치도 하고, 비가 많이 오거나 담이 무너질 때마다 일손을 도와주고 있어 가족같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당시에도 이곳 원주민은 가만히 있는데 여기에 땅 있는 외지 양반들이 땅값 떨어진다며 데모를 했었다”며 “여기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땅이라고 해봐야 집과 논밖에 없고 생활하는 데 문제없으니 반대가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에서는 안전문제 해소를 위해 쌍지리에 설립한 765㎸ 홍보관에서 수시로 전자 계장을 체크한다. 765㎸ 케이블에서 20m 떨어진 곳의 전자계값은 11mG, 헤어드라이어(68mG), 전자레인지(44mG)보다도 낮았다.

황호원 한전 765㎸ 신안성변전소 소장은 “20년 넘게 송전선 설비에서 근무했는데 나는 물론 주변에서도 암에 걸렸다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다”며 “전자계로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한전 노조에서도 들고 일어날 테고, 본인들도 근무하지 않을 텐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 이장은 최근 밀양 사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누구나 다 송전탑이 혐오시설이라고 하면 어디에 세우나요. 제가 보기에는 적절한 보상을 하면 되는 건데 너무 자기 동네 이기심만 내세우는 것 같아 아쉽네요.”

안성 = 글·사진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