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류길재(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아산북한회의 2013’ 국제회의에 참석해 이홍구(왼쪽) 전 국무총리,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5일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게 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에는 적극 호응하는 과정을 통해 확고한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전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제1회 아산 북한회의 2013’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의 발전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제사회로부터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류 장관은 지난 1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6자회담 10주년을 기념하는 1.5트랙 차원의 국제 토론회에서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한 북한에 대해 언급하면서 “회담과 합의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의의 이행과 이를 통한 실질적 문제 해결이 우리의 핵심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통해 6자회담 당사국들과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의 포기 등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주요한 원칙에 합의했고, 2012년 2·29 합의를 통해서도 6자회담 사전 조치에도 합의했지만 채 두 달도 안 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약속을 파기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그러면서 “남북관계 현안 문제들을 국민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역시 공감할 수 있는 원칙과 보편적 기준에 따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어 “최근 몇 년간 북한이 핵보유를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가운데 핵실험을 진행하는 등 핵개발을 계속 해오고 있다”면서“단지 비핵화가 정책 목표라는 ‘말’만으로는 그 진정성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문턱을 높여 6자회담을 어렵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6자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뒷받침할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함으로써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다면 어떠한 장밋빛 청사진도 현실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핵·경제 병진노선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