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09년부터 핵무기 생산용 고농축우라늄을 만드는 원심분리기의 6대 핵심부품을 통해 핵물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는 미국 핵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군축·비확산 전문가인 미국의 조슈아 폴락 과학응용국제협회(SAIC) 연구원은 “2003년 이후부터 원심분리기 핵심 부품들에 대한 북한의 수입이 관찰되지 않고 있으며 늦어도 2009년부터는 북한 내에서 자체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6대 핵심부품으로 ▲육불화우라늄 ▲진공펌프기 ▲주파수 인버터 ▲자기베어링 ▲마레이징 강철 ▲컴퓨터 수치제어 유동성형 기계 등을 지목했다.

그는 원자력 전문가인 스콧 켐프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와 함께 북한과학전문지와 사진, 특허수상 자료, 대외선전물과 최근 위성사진 등 다양한 자료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23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25일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리는 북한 관련 학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폴락 연구원의 발표 내용은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이는 플루토늄용 핵무기 생산 및 보유에 이어 우라늄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과 관련 시설을 꾸준히 확대시켜온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북한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여 동안 원심분리기 관련 부품과 재료들을 상당량 수입하려다가 적발됐으나 2003년 이후에는 핵심부품들의 수입이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로 원심분리기가 북한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고 결과적으로 검증가능한 비핵화 협상의 영역 밖에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