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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4일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등을 놓고 겨루는 수도권 빅3 혈투다.

무려 17명의 광역단체장, 225명의 기초단체장, 761명의 광역의원, 2888명의 기초의원, 17명의 시·도 교육감이 이날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민심의 바로미터이자 여야간 최대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5100여만 명의 절반이 넘는 2520여만 명이 현재 수도권 빅3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승패의 결과가 정국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다.

현재 민주당이 수성 중인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는 야당에 프리미엄이 있다. 경기도의 경우 현역인 새누리당의 김문수 지사가 3선에 도전할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여당에 절대 유리하지 않은 선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여론의 예상을 180도 뒤집고 사실상 여당의 완패로 끝났던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와 같이 역대 정권의 임기 중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해 ‘여당의 무덤’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여러모로 새누리당엔 불리한 선거인 셈이다.

하지만 내년 6·4지방선거에선 여야 모두 낙승을 장담할 수 없는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젊은층의 지지층이 많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세력이 신당 창당을 통해 강세를 보이는 이들 빅3 지역에 독자 후보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수도권 싸움은 유례없이 치열한 혈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새누리당 대항마는 = 현재 여야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으로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복수의 새누리당 후보들보다 상당폭 앞서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치열한 내부 경선을 통해 경쟁력있는 후보를 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 과정에서 박 시장의 실정이 부각된다면 절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안철수 신당이 독자후보를 낼 경우 ‘안철수’라는 이름을 등에 지고 당선됐던 박 시장에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박 시장과 안 의원의 친분을 감안하면 안 의원측에서 쉽게 후보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민주당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김황식 전 총리, 안대희 전 대법관,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이혜훈 최고위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홍정욱 전 의원 등 새 인물은 물론, 옛 한나라당 시절부터 서울시장에 도전한 바 있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원희룡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총망라돼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고민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엔 7선의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의 이름이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상황이다.

◆3자 대결이 유력한 경기도지사·인천시장 선거 =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정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선 경기도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의 이름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직 선거가 8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선 김문수 지사와 남경필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서 앞서나가고 있다. 하지만 경기 지사직에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 김 지사와 남 의원을 제외하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이자 박근혜 대통령과 교감이 깊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당내 경쟁자들인 김영선 전 의원, 정병국·원유철 의원 등에 비해 다소 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서는 4년 전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도전장을 양보했던 김진표·원혜영·박기춘·이종걸 의원 등이 나설 전망이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소속의 송영길 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인천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내에서 문병호·신학용 의원 등의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당 대표와 인천시당위원장이자 박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학재 의원이 송 시장과의 현지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안상수 전 시장도 여론조사에 자주 언급되고 있으나 본인은 일단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박상은·윤상현·홍일표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의 변수는 역시 ‘안철수 신당’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 지역의 일부 여론조사에선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 신당 간 3자 대결에서 안철수 신당이 1위를 거두거나 당선권에 근접하는 지지율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