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미국의 해상기반 고고도방어체계(THAAD) 미사일의 요격 시험 성공은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에 있어 중요한 진전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따라 미국은 한반도 비상상황에서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과 대포동 2·3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경우 북한 인근의 공해상에서 수십 초 만에 요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아태지역 MD 시스템 구축에 따른 중국의 반발과 한국 정부에 대한 은근한 MD 시스템 편입 요구도 우려된다.

이날 미 국방부에 따르면 해상기반 THAAD 미사일 요격 시험은 서태평양 마셜제도 부근의 콰자레인 암초·레이건 시험지역에서 이뤄졌다. 먼저 격추 목표물인 중거리 타깃 미사일 두 발이 거의 동시에 발사됐고, 인공위성에서 미사일 발사 경보가 내려졌다.

중거리 미사일은 사거리가 1000∼5000㎞로 대기권 상층부까지 올라갈 수 있다. 미국의 유도 구축함인 USS 디케이터호(DDG-73)는 AN/SPY-1 레이더로 예상궤도를 파악하고 SM-3 블록 IA 미사일을 발사했다. SM-3 블록 IA 미사일은 타깃 미사일을 정확하게 격추했다.

두 번째 타깃 미사일의 궤도추적은 AN/TPY-2 레이더에서 이뤄졌다. 궤도를 파악한 디케이터호는 THAAD 요격미사일을 발사했고 대기권 상층부 고고도에서 격추에 성공했다. SM-3 블록 IA 미사일이 목표물을 놓칠 경우 THAAD 요격미사일이 격추하는 체계다. THAAD 요격미사일은 록히드 마틴사에서 제작됐다.

길이가 6.17m, 무게 900㎏으로 비교적 소형이지만 고고도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탄도 미사일을 요격한다. 최대속력은 마하 8.24(초속 2801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반경은 200㎞, 최대고도는 150㎞ 내외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월 괌기지에 THAAD 요격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THAAD 요격미사일은 지상배치형이었지만 미국은 이날 처음으로 해상기반형 시험에 성공했다.

미국의 THAAD 요격미사일 시험은 사거리가 3000∼4000㎞로 알려진 무수단 미사일과 사거리가 6500∼1만㎞ 정도인 대포동 2·3호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시험의 목적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워싱턴DC의 국방·군사 관련 소식통은 “미국은 이번 해상기반 THAAD 요격미사일 시험 성공으로 북한에서 2700㎞ 이상 떨어진 괌기지가 아닌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수십 초 만에 격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