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주윈한(朱雲漢) ‘장경국 국제교류학술기금회’ 이사장은 10일 “중국이라는 비(非)서방국가의 부흥은 기존 세계질서가 붕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재조직하는 시기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주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중국의 부상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지식적 도전은 중국 부상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 이유로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이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인데다, 어떤 국가나 사회도 이 정도 규모와 지리적 범위 내에서 공업화를 이룬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식 패러다임’은 ▲중국 대륙 ‘체제’ ▲중국이 발휘한 ‘대규모’ ▲세계화 시대에 부합한 ‘후발(後發)’ 등 3가지 특수성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라는 비서방국의 전면적 부흥은 인류사회가 역사발전의 또다른 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주 이사장은 ‘중국식 패러다임’ 급부상으로 전세계는 단기적으로는 ‘무질서’를 겪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더욱 공평한 세계질서”를 도출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질서는 붕괴와 재조직의 시기에 진입했으며, 이 기간에는 일정 정도의 무질서와 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전세계 각국이 공공관리 의제를 설정·집행하는 데 거대한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한층 대등하고 호혜원칙에 부합하는 국제경제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식 패러다임 목표는 지속가능한 발전 욕구를 아우르면서 동고동락(同苦同樂)과 화이부동(和而不同·각자 의견이 다르면서도 화합을 이룬다)의 이념을 세계질서에 실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