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9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현장으로 두 번째 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지난 7월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방사능 오염수 유출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는 7월 방사능 오염수 300t이 바다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이후 오염수 저장탱크에서 결함이 발견되고, 토양·지하수의 오염으로 이어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IAEA는 지난 4월 첫 번째 조사에서 방사능 오염수 증가를 “최대과제”로 지목하고 일본 측에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었다.

당시 IAEA는 일본 정부에 오염 감시를 강화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을 갖추라고 조언한 바 있다. 그러나 1차 조사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에서는 대규모 오염수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오염수 관리 및 감독 체제의 허점이 잇따라 노출됐다.

IAEA의 첫 조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IAEA 사무총장은 “(일본 측에) 추가로 조언을 하겠다”며 2차 조사단 파견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8월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직접 유출됐을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오염수 문제가 일본을 넘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자 IAEA는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본의 기술 지원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했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수는 지하수까지 오염시키면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지하수는 이동 속도가 빠르고 경로를 파악하기도 어려워 오염을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 오염수 증가를 막기 위해 지하수를 미리 차단, 바다로 방출한다는 대책도 의문을 낳고 있다. 지하수가 이미 오염된 상황에서, 지하수가 원전 건물로 유입돼 오염수로 변하기 전에 퍼올린다는 전략 자체가 실효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염된 지하수가 해양 배출용 지하수에 섞일 경우 오염된 물이 그대로 바다에 버려지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NHK는 6일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오염수 유출 지점 주변의 토양을 서둘러 제거하는 동시에, 지하수 관측을 강화하는 등 복합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