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브라질의 정치·경제적 불안이 원전 문제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쿄(東京)가 차기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8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스위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러시아 소치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이전 개최지의 위험성을 감안,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안전한 도시로 선정하는 것이 기계적으로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토마스 바흐 독일 IOC 위원도 국제올림픽 스포츠뉴스 사이트 ‘어라운드더링스’를 통해 “위험한 세계 정세 속에서 이번 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전통과 안전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도쿄(東京)올림픽 직전 2016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지난 6월 100만 명의 시민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이후 정치·경제·사회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호화로운 국제행사 유치보다는 국내 공공서비스 개선을 촉구하며 올림픽 비용 지출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개최지 변경 가능성까지 제기돼 왔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정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폐가치 하락으로 경제불안이 가중되면서 IOC 측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경쟁도시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일본의 정세가 IOC 위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는 분석이다. 최대 라이벌이었던 터키의 이스탄불은 최근 탁심광장 인근 게지공원 재개발계획으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발생했으며, 반정부군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으로 국제사회의 군사적 제재가 거론되고 있는 시리아와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또 다른 라이벌 스페인(마드리드)은 유럽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올림픽 개최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돼 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