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 ‘반란표’가 예상보다 많이 나온 데 대해 정치권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야가 이미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주요 정당이 모두 찬성 투표를 했다는 점에서 이탈 표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통진당 외에 국회 내 종북(從北) 동조세력이 더 있다는 방증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4일 이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289명이 참가해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가결됐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새누리당 151명, 민주당 123명, 통진당 6명, 정의당 5명, 무소속 6명 등 모두 291명의 의원이 있었다.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 중 2명은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본회의장에 있으면서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은 모두 33명인 셈이다.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은 새누리당 2명, 민주당 4명, 무소속 1명이다. 통진당 의원 6명이 반대표를 던졌을 것으로 보여 나머지 반대, 기권, 무효, 투표 불참 27명은 당론을 따르지 않은 이탈 표로 분석된다.

공안당국이 파악한 국회 내 종북 혹은 이 의원 동조세력이 이탈표 숫자와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투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반대는 완전 대놓고 종북, 기권도 사실상 종북, 무효는 은근슬쩍 종북”이라며 “대한민국 국회에 종북 의원이 최소 31명이다”고 주장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발언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검찰의 국정원 정치·선거 개입 의혹사건 수사 발표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지난해 총선 직후인 4월 20일 “종북좌파들 한 40여 명이 여의도에 진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