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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날 팥빙수를 사먹다 잃어버린 손가방 때문에 마약사범과 위조지폐범들이 줄줄이 검거됐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27일 복합컬러프린터를 이용해 5만 원권 지폐 180장(900만 원)을 위조한 혐의(통화위조 등)로 김모(44) 씨와 또 다른 김모(63)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44세의 김 씨와 함께 위조지폐로 히로뽕을 구입해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배모(53) 씨, 이들에게 히로뽕을 판매한 최모(48), 천모(49) 씨도 함께 구속했다.

지역 선후배 사이인 두 김 씨는 지난해 3월 지폐를 위조해 도박판에 사용하기로 공모한 뒤 복합컬러프린터를 이용해 5만 원권 180장을 위조해 100장과 80장씩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마약전력이 있는 44세 김 씨는 배 씨와 함께 지난 7월 중순 창원시 진해구 한 주차장에서 위조지폐 5만 원권 60장으로 경남지역 히로뽕 판매책인 최 씨와 천 씨에게서 히로뽕 3g이 들어 있는 1회용 주사기 20개를 구입한 뒤 나눠 갖고 1회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 씨와 천 씨가 김 씨에게 받은 위조지폐를 넣어둔 손가방을 잃어버리면서 꼬리가 잡혔다. 최 씨와 천 씨는 창원시 진해구 한 주차장에서 김 씨와 배 씨에게 히로뽕을 판매한 직후 위조지폐인 것을 알고 김 씨를 협박해 다음 날 300만 원을 다시 받았으나 위조지폐는 돌려주지 않았다.

위조지폐 60장이 든 봉투와 히로뽕이 든 주사기 3개, 비아그라·시알리스 44정을 손가방에 넣고 다니던 최 씨와 천 씨는 기온이 30도 안팎이던 지난 7월 13일 땀을 식히려고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빵집에서 팥빙수를 사먹은 후 차량 지붕에 손가방을 올려둔 것을 깜박하고 운행해 잃어버렸다.

한 시민이 도로에 떨어진 손가방을 주워 신고했고, 경찰은 가방에서 발견된 위조지폐에서 김 씨의 지문을 찾아내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마약전과 16∼21범인 천 씨 등은 경찰에서 “마약을 거래하다 잡힌 것도 아니고 분실물 때문에 검거돼 오점을 남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김 씨가 나눠 가진 나머지 위조지폐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구속된 이들을 상대로 마약 투약 및 판매 등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