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전투기(F-X) 3차사업에서 입찰 서류 하자로 사실상 유로파이터가 탈락하면서 향후 사업전망과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보잉과 록히드마틴,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지난 2011년부터 2년 넘게 경쟁을 벌인 끝에 보잉의 F-15SE만이 한국 정부의 가격대 안으로 들어왔지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결정이 남아 있어 아직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9일 방위사업청 관계자에 따르면 비록 가격입찰에서는 록히드마틴과 EADS가 탈락했지만 F-X 3차사업에 참여한 3개 사는 여전히 한국 정부와 가계약은 맺을 수 있으며, 방사청의 가계약서 검토 등을 거쳐 방추위에서 최종 기종을 선택하게 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정부 예산(8조3000억 원) 이내로 들어오지 못한 업체는 선정되지 못하지만, 가계약과 정부의 종합평가 대상에는 포함된다”며 “기종 결정에 대한 공은 방추위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공휴일을 제외한 3일 동안 보잉과 EADS, 미국 정부와 13차례의 가격입찰을 실시했으며, 보잉과 EADS만 예산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EADS는 입찰 서류 하자가 발견돼 탈락 위기에 처한 상태다. 앞으로 일정은 계약자들이 작성한 가계약서를 검토하고, 기종선정 평가와 검증위원회 회의를 거친 후 방추위로 넘어간다. 이들 과정을 거치고 방추위 결정까지 고려하면 차기전투기 최종 기종 결정은 9월 말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추위 의견에 따라서는 F-15SE가 낙점을 받지 못하고 사업자체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페이퍼 전투기’ 논란을 빚고 있는 F-15SE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는 입찰가 내로 들어온 전투기뿐만 아니라 다른 두 기종의 종합점수도 산출하게 되는데, F-15SE의 종합점수가 다른 기종에 비해 낮다면 도입은 더욱 난항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들여올 (F-15SE)전투기는 앞으로 40년간 사용될 기종인데, 미국 공군은 물론이고 이를 도입하려는 국가가 없다”며 “자칫 한국만 사용하게 된다면 후속군수지원 측면에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해 원점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