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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동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위반’ 혐의로 매년 1000명 이상이 경찰에 검거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3년간 단 2명에 불과해 법원이 집회·시위에서의 불법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가 대법원과 대검찰청,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2012년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인원은 3780명에 달했지만 이들 중 법원(1심 재판 기준)에서 실형에 해당하는 ‘자유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단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계별로는 지난 2010년 경찰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인원은 1262명이었지만 검찰이 법원에 기소한 인원은 45.6%인 575명에 그쳤다. 지난 2011년에는 1559명이 검찰에 송치돼 590명(37.8%)만 기소됐으며, 지난해에는 1093명이 송치돼 520명(47.6%)만이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으로 넘겨진 집시법 위반자들은 대부분 벌금 등 재산형을 선고받거나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의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지난 2010년 515명에 대한 집시법 위반 재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3명(51.1%)에게 재산형을 선고했으며 37명(7.2%)에게 선고유예, 27명(5.2%)에게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2011년에는 288명에 대한 재판에서 190명(66.0%)에게 재산형, 33명(11.5%)에게 선고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2010년과 2011년에 집시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457명에 대해 재판을 열어 2명(0.4%)에게 자유형이 선고됐으며 267명(58.4%)에게 재산형, 105명(23.0%)에게 선고유예가 각각 선고됐다. 서울 지역의 한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는 각각 독립적으로 판결을 내리기 때문에 특정 혐의에 대해 ‘엄중 처벌하라’는 식의 지침이 있을 수 없다”며 “다만 집회·시위 과정에서 타인에게 큰 피해를 입힌 경우 등에는 실형 선고가 내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른사회 측은 “지난해 불법집회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4조 원이 넘고 집회장소 주변의 소음 공해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법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로 불법 집회가 계속 반복되면서 사회적 손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