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측이 흔들리고 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으로서 안 의원측의 ‘간판’ 격이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최 명예교수가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 향후 인재 영입 등 정치세력화 과정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당(無黨)층이 40%대를 오르내리며 ‘안철수 현상’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안 의원측에 위기감을 안겨주고 있다.

안 의원은 12일 오전 핵심참모를 소집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최 명예교수에 대한 만류 작업을 계속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안 의원이 직접 최 명예교수를 찾아가 설득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의 대변인격인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장집 교수의 사의 표명에 대해 만류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안 의원이 직접 최 명예교수를 찾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시간은 특정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당 중심 민주주의를 강조해온 최 명예교수는 안 의원측에 합류한 이후 ‘진보적 자유주의’ 등 사상적 토대를 제공하는 한편, 인재 영입의 상징으로 존재해 왔다. 안 의원이 아직까지 가시적인 인재 영입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명예교수의 사임은 안 의원측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인재영입전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측에서는 “최 명예교수와 인재 영입 문제는 별개”라며 “인재 영입은 계획한 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또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안 의원의 무당층에 대한 영향력이 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일 발표한 8월 둘째 주 정기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37%였다. 그 전 3주 동안은 내리 40% 이상(40%-43%-40%)을 기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집권 1년 차치고는 무당층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며 “국민들의 기존 정당은 물론이고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