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파른 노임 상승과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풍부한 저임금 노동시장의 매력을 상실하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의 저임금 국가들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전략가 조지 프리드먼이 ‘중국을 대체할 16개 국가(PC16:Post China 16)’로 꼽은 나라들의 최대 특징은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프리드먼은 이러한 장점 때문에 해당 국가에서 의류·신발 제조업과 휴대전화 조립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발달하는 중이며, 이 지역이 해외투자와 수출에 열린 구조를 갖추고 있어 국제자본의 이동 역시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이 국가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정치 불안정 상태에 빠져 있지만 경제성장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프리드먼의 진단이다. 1970∼1980년대 중국의 사회정치적 조건과 비교해 볼 때 PC16국가들의 정치 불안정은 개선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PC16국가들 중 일부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철광석 등 주요 광물 및 에너지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부국이라는 장점까지 갖추고 있다.

PC16국가들 중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양 인근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필리핀이 들어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억4000만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다. 그만큼 경공업 분야의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고 석유 및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 관련 산업 역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6.2%를 기록하며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인구가 약 1억5000만 명에 달하는 방글라데시의 경우에도 최근 5년간 연 6%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돌파했다.

아프리카에서는 탄자니아,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사하라 이남 지역의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 국민소득이 비교적 낮은 상태이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경제성장세가 뚜렷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아프리카 지역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 1조 달러에서 2020년엔 2조3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미 지역에서는 멕시코,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등이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로 꼽히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위치한 마킬라도라는 미국과 중남미 시장을 모두 공략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다. 2500개 이상의 공장과 50여 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입주한 멕시코 제조업의 중추로 자리 잡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