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의 매력이 급속하게 상실되면서 저임노동력·수출지향 정책 등으로 무장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앞으로 ‘중국을 대체할 16개 국가(PC16, Post China 16)’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글로벌 정세전략가인 조지 프리드먼(64)은 30일 전략정보연구소 스트랫포 기고문에서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하고 수출지향적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해외투자자를 위한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갖춰진 국가들이 중국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아시아·아프리카 대륙의 16개 국가들이 향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후임자(successor)’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중국 대신 P16 국가가 부상하는 배경과 관련, “중국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는 한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단순구조의 제품보다는 정교한 첨단제품 제작에 힘을 쏟으려 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PC16 국가로 옮기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 독일 등도 2차세계대전 이후 저임금의 숙련된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출위주의 경제를 신장시켰다면서 산업혁명 이래로 이러한 형태의 글로벌 경제 구조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먼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PC16 국가로 부분적인 이동을 시작했으며 이들 국가에서 급부상하는 의류 및 신발 제작 산업과 휴대전화 조립 산업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들이 해당 국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물류 생산과 이동이 집중돼 경제규모가 커질 것이란 의미다. 그는 다만 지금과 같은 형태로 어느 한 국가가 기존 중국의 역할을 모두 다 담당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몇 개 나라가 함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드먼은 특히 “세계경제의 바퀴가 다시 한 번 굴러가는 시점에서 중국은 저임금을 기반으로 한 고성장 모델을 버리고 국제사회에서 다른 역할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