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대부분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직장인은 근로소득에, 자영업자는 사업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외 연금소득이나 금융소득에 건보료를 추가적으로 매기거나 조세를 통해 건보료를 충당하는 등 국가마다 다양한 보조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과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각 국가의 복지이념, 시대적 배경에 따라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탄생과 발전 양상이 다르게 전개된 만큼 단순비교는 어렵다.

오랜 역사의 사회보험제도를 가진 프랑스를 보면 직장인은 근로소득에 12.8%(가입자 0.75% 부담), 자영업자는 사업소득(경비 제외)에 5.90% 보험료율로 건보료를 뗀다. 연금소득자는 연금의 6.60%를 건보료로 내고, 이외 금융소득과 임대소득, 양도·상속·증여소득에도 사회보장분담금(의료보험 외 기초연금 등에 투입) 형식으로 건보료가 부과되는 등 다양한 소득을 재원으로 활용한다. 담배, 술 등에도 목적세 개념으로 건보료를 매기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독일의 경우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에 각각 15.5%(가입자 부담 8.2%), 14.6% 보험료율로 건보료를 떼고, 이외 연금 소득에 약 7% 수준의 보험료율로 건보료를 부과한다. 이들 국가에 재산에 대한 건보료 규정은 없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재산 기준의 건보료 부과 방식이 남아있는 곳은 한국과 일본 두 국가뿐이다. 일본은 아직까지 의료보험제도가 통합되지 않아 조합별로 부과 방식이 다른데, 농어촌 의료보험 등 일부 조합에서 부동산 등 재산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조합 또한 전체 건보료 가운데 재산에 책정된 건보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0%에 불과하고, 대부분 소득에 건보료가 매겨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가운데 재산에 책정된 비중이 61%에 달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