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소득을 어느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을까.” 이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과정에서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현재 재산, 자동차 등에 부과되는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체계가 생활수준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면 개편 논의는 무의미하다. 소득마저 생활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굳이 부과체계를 바꿀 이유가 없다. 지난 2000년 통합 의료보험제도 출범 때도 지역가입자의 낮은 소득파악률(1998년 기준 23%) 때문에 부과체계 일원화에 실패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과거와 달리 대부분의 소득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건보공단은 건보 부과 대상 2116만1000가구 중 79.7%인 1685만6000가구의 소득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종합소득에서 분리 과세되는 일용직 근로소득 등 국세청이 가진 소득 자료를 법 개정을 통해 확보하게 된다면 소득파악률이 95%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직장인들이 흔히 우려하는 자영업자의 낮은 소득신고율이다. 일부 학자들은 이를 고려, 재산 규정을 완전히 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김진현(간호학) 서울대 교수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사이 소득파악률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지역가입자는 일단 소득·재산 기준을 병행해 건보료를 책정하고, 단계적으로 재산 비중을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