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6차례의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결렬되며 개성공단의 ‘완전 폐쇄’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독자 운영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공단에 필요한 전력을 한국에서 끌어 쓰고 있는 데다, 물류나 판로 역시 막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전력 문제다. 북한경제전문가인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26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 개성공단 잠정 폐쇄 사태가 터졌을 때 북한이 중국 기업들과도 협의했는데 그때 중국기업들이 개성공단의 전력을 한국에서 끌어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아예 검토 대상도 안 된다고 거절했다”며 “북한의 독자적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개성공단 잠정 폐쇄 전까지 경기도 문산변전소를 거쳐 16㎞의 154㎸ 송전선로를 따라 공단 내 평화변전소에 하루 10만㎾씩 전력을 보내왔다. 이 전력은 개성공단에 주로 공급되지만 일부 개성 주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연구위원은 또 “개성공단의 생산 설비는 범용 설비가 아니고 특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라며 “북한이 그걸 뜯어간다고 해도 그 제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없다는 점도 독자 운영이 불가능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유호열(북한학) 고려대 교수도 “자본이나 시장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탁성한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통망과 판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탁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의 경우 개성공단에서 물건을 만들어 한국으로 반출해 유통망을 통해 판매한다”며 “북한의 경우 공장을 운영한다 해도 항만 설비 등 물류 시설도 제대로 안 돼 있고 물건을 팔 수 있는 길도 마땅치 않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연구위원은 “원래 개성공단에 공단을 만들어놓은 목적이 있는데 위치적으로도 북한 독자 운영에는 걸림돌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