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2016만4000명 가운데 214만 명(10.6%·190만 세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들로부터 건보료를 걷어 의료비 부담을 분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부양자에 대한 소득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그 규모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종합소득 500만 원 초과, 금융소득 4000만 원 초과 등 그동안 피부양자 제외 기준이 느슨했던 만큼 매년 7200억 원 안팎의 재정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있는’ 사람에게 건보료를 더 걷는 대신 ‘없는’ 사람에게 징수했던 건보료는 대폭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득과 재산이 없어도 지역가입자의 세대원으로 등록돼 건보료가 책정되는 사람이 601만7000명이다. 이들은 지역가입자 전체 건보료 중 12.5%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또 재산만으로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건보료를 내는 가구도 121만 세대에 달한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피부양자 중 소득이 있는 자와 지역가입자 중 재산만 가진 자를 가려내 각각 건보료 부과, 삭감 조치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제대로 건보료 부담 능력을 감안한 부과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건보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던 퇴직소득, 양도소득, 상속·증여 소득에 대해 건보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나오고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