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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이 9억 원을 넘어 피부양자 자격을 잃은 A 씨는 매월 26만 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했다. A 씨는 지인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에 자신의 이름을 거는 방식으로 직장가입자 자격을 허위 취득, 건보료를 2만8000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업장 지도점검에서 편법행위가 적발됐고, A 씨는 다시 건보료로 26만 원을 내야 했다. 그러자 A 씨는 이번엔 자신의 재산(11억 원) 가운데 2억 원을 처분해 재산을 낮춰 다시 피부양자 자격을 얻었다. 지역가입자 B 씨는 건보료를 아끼기 위해 아예 스스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차렸다. B 씨는 35만 원의 건보료가 책정됐으나 자신의 집을 사업장으로 등록, 직장가입자 자격을 얻어 건보료를 5만7000원만 냈다. B 씨는 건보공단에 적발돼 300만 원을 추징당했다.

이렇듯 자산을 매각해 피부양자 자격을 얻거나, 고소득자나 고액 자산가가 허위로 직장가입자 자격을 얻어 건보료를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23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위장 취업 등 허위로 가입자 자격을 전환한 건수가 2011년 953명에서 2012년에는 1824명으로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들에 대한 부정 건보료 추징 실적도 39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지난 6월까지 벌써 1456명의 허위취득자가 적발, 지난해 증가 추이를 넘어서고 있다.

대표적인 허위취득 유형은 ▲가족이나 지인의 회사에 고문이나 직원으로 취직 ▲유령회사를 만들어 직접 사업장 대표자가 돼 직장가입자로 위장 ▲재산이나 소득을 처분·분할해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록 ▲근로소득 미신고 등이다.

전용배 건보공단 건강보험부과체계개선단장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다른 건보료 부과 방식과 피부양자 제도가 있는 한 이런 허위 자격 취득 문제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며 “건보료 부과체계를 일원화하고, 피부양자 제도를 없애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