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역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훌쩍 넘는 등 6월부터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사병이나 열사병에 걸려 병원을 방문한 온열질환자 수가 벌써 28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질병관리본부의 ‘폭염 관련 감시체계 운영 및 예방수칙’에 따르면 6월 2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폭염으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총 28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1주차부터 7월 3주차까지 집계된 폭염 피해자 수인 90명의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온열질환은 오랜 시간 높은 기온에 노출됐을 때 체온조절 중추에 장애가 생겨 열사병, 열탈진, 열실신, 열부종, 열경련 등의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를 뜻한다. 여름철 온열질환자 수는 2011년 443명에서 지난해 984명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는 지난해 증가 추이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관련 통계를 보면 지역별로는 전남의 온열질환자 수가 인구 100만 명당 8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제주(39.7명), 충남(39명), 충북(36.8명) 순이었다. 전북(29.4명), 경북(27.6명), 울산(27.1명), 강원(26명), 경남(23.4명), 광주(23.2명) 등 지역도 인구 100만 명당 20명을 넘겼다. 반면 인천(13.7명), 서울(12.4명), 부산(12.1명), 경기(11.3명) 등은 장마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온열질환자 수가 적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14명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더운 날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외출을 자제하고 물이나 스포츠음료, 과일주스 등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가볍고 밝은 색의 헐렁한 옷을 입거나 모자와 양산을 쓰고 두근거림, 호흡곤란, 메스꺼움 등 이상 증상을 느낄 경우 즉시 서늘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