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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국내 경제 사정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각종 규제에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열기가 급격히 냉각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장 잠재력 상실로 저성장 추세가 굳어지는 상황을 지목했다.

◆ 국내 경제 상반기보다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 = 9일 문화일보가 경제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하반기 한국 경제가 상반기와 비교해 ‘좋아질 것(34%)’이라는 응답과 ‘나빠질 것(34%)’이라는 답변이 팽팽할 정도로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기업 설비투자나 고용과 같은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전문가 10명 중 8명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반기 기업 설비투자의 경우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았고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34%(다소 감소 30%·매우 감소 4%)였다. 반면 상반기에 비해 기업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23%(다소 증가 22%·매우 증가 1%)였다. 기업 설비투자가 지난 5월 전년동월대비 11.6% 감소하는 등 올 들어 마이너스 행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자리에 대해서도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가 51%를 기록했고,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경우는 28%(다소 악화 26%·매우 악화 2%)였다. 상반기보다 일자리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21%(다소 개선 21%·매우 개선 0%)에 그쳤다. 이러한 설비투자와 일자리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각종 대기업 규제법안의 부작용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제민주화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전문가 85명 중 가장 많은 42.7%가 ‘투자와 일자리 위축’을 경제민주화의 부작용으로 지적했다. 경제민주화의 하나로 대형마트에 대해 매월 이틀 강제 휴무토록 한 유통산업발전법(4월 24일 발효)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56%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최대 문제는 저성장 고착화 =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53%가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를 들었다. ‘신성장 동력 부재(24%)’와 ‘기업 투자의욕 저하(14%)’ 등 성장을 낮추는 요인들도 한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다만 현재 국내외 경제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나은 편’이라고 본 전문가가 62%(다소 낫다 54%·매우 낫다 8%)여서 정부의 경제 정책 운용 방향에 따라 저성장과 같은 문제 극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전문가의 62%가 올 하반기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는 ‘경기 활성화’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이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는 14%에 그쳤다.

국내외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탓에 전문가의 42%는 올 하반기 국내 기업들이 ‘위기 경영’을 주된 경영 화두로 삼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실 경영(18%)’과 ‘생존 경영(8%)’ 등과 같은 위기관리형 경영도 많이 지목됐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설문조사에 응해주신 분(가나다 순)

◆ 산업계·경제단체

권혁구 신세계그룹 부사장, 김동설 삼성중공업 금융팀장(상무),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원장, 김민덕 현대백화점그룹 상무, 김보걸 이랜드리테일 재무총괄 이사, 김상헌 NHN대표, 김성현 LG유플러스 상무, 김영범 ㈜코오롱 사업관리실장 상무, 김영철 SK플래닛 CFO, 김이배 아시아나항공 상무, 김정철 현대건설 기획본부장, 김주성 팬택 전무, 김준식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김창대 SPC그룹 상무, 김판중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 문명주 LS그룹 경영기획부문장(이사), 민병일 LG전자 금융담당 상무, 박종갑 대한상공회의소 조사2본부장, 박주형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부사장,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 박홍재 현대자동차 부설 한국자동차연구소 소장(부사장),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배창헌 코트라 글로벌정보본부장, 설도원 홈플러스 PR사회공헌부문 부사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손용찬 현대상선 경영기획본부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 부회장, 신광철 롯데미래전략센터 이사, 심동욱 포스코 재무실장(상무), 안희철 SK C&C 상무, 오상봉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오세천 LG CNS 부문장,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 윤상우 삼성SDS 상무, 이기광 대한항공 상무, 이민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이삼웅 기아자동차 사장, 이은정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이호설 롯데백화점 기획부문장 이사, 장우영 애경산업 경영전략부문장 상무,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 전현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 부회장, 정건희 신세계백화점 기획담당 상무, 정무영 쌍용자동차 상무,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 조영탁 휴넷 대표,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최진호 동부그룹 홍보담당 상무, 한성희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상무), 허승무 롯데마트 재무부문장 이사,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 황은영 르노삼성자동차 상무, 황인설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상무)

◆ 금융계

김규복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 회장, 김영대 전국은행연합회 부회장, 김옥찬 국민은행 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문재우 손해보험협회 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성기영 KDB산업은행 기획관리부문 부행장,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실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이신형 NH농협은행 자금운용담당 부행장,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조준희 기업은행 행장,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 학계·연구소

강성진(경제학) 고려대 교수,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실장, 김문겸(벤처중소기업학) 숭실대 교수,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김홍범(경제학) 경상대 교수,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 박태원(도시계획부동산학) 광운대 교수, 성태윤(경제학) 연세대 교수,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오정근(경제학) 고려대 교수,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상호 GS건설 경영연구소장,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고용투자팀장, 임채운(경영학) 서강대 교수,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 조명래(도시지역계획학) 단국대 교수, 조춘순 한국부동산연구원장, 하준경(경제학)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