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담록 공개는 실정법 위반 여부를 뛰어넘어 국가안보 차원에서도 공개돼 규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확인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발췌본에 노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 포기 외에도 “북한 핵은 방어용”이라며 북핵 보유를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가안보를 위해 ‘국민적 차원의 사실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확대되고 있는 정치권과 사회갈등의 원인을 차단하는 의미에서도 정상회담과 관련된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지가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서해 NLL에 대해 “NLL은 국가 안위에 관련된 문제다. 이것은 정치가 아니라 안위에 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유호열(북한학) 고려대 교수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권과 언론에 공개된 내용만 보면 노 전 대통령이 했다는 발언은 반역에 해당할 정도로 충격스럽게 다가오는 말들”이라며 “국격을 심하게 훼손하는 발언들인데다 남북관계 등 현재의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도 “북한이 조장하고 있는 남남갈등 해소를 위해서라도 문건의 완전공개는 중요하다”면서 “공개 여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공개 이후에 정치적으로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김기린 정치팀장은 이와 관련, “정상회담 회담록이 이미 많이 노출된 상황에서 극비사항이라고 보기 어려워졌고 정치권을 포함해서 사회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번에 원본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NLL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사실확인 차원에서라도 공개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정치학) 한국외대 교수는 “결국 공개가 될 사안”이라면서도 “국가기밀 관련한 논쟁에 있어서 선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승배·현일훈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