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정부3.0’이 정책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19일 ‘정부3.0 비전 선포식’과 함께 그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법률상 비밀이거나 국가 안보, 재판, 사생활 보호 등과 관련된 정보 외에 정부가 생산하는 모든 정보는 생산 즉시 공개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정부가 모든 정보를 폐쇄적·독점적으로 관리하고 투명하지 않게 결정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거듭 밝힌 ‘정부3.0’의 취지는 정책 추진의 투명화와 행정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제대로 실현돼야 한다.

단순 정보의 제공에 그치는 ‘정부1.0’이나 제한된 공개와 부분적인 국민 참여에 머무는 ‘정부2.0’과 달리 ‘정부3.0’은 국민의 요구가 있기 전에 정부가 능동적으로 정보를 공개·제공하는 것이라는 점부터 진취적이다. 카이스트(KAIST)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공공 데이터 개방으로 민간의 창업을 활성화해 5만 명의 일자리와 24조 원의 경제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도 하지 않는가. 5000억 원 이상이 드는 국책사업이나 주요 국정 과제에 대해선 온라인 공청회·투표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인 만큼 이른바 민·관 협치(民官協治)에 다가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일반화해 있는 ‘관료 비밀주의’를 타파하지 않으면 ‘무늬만 공개’식으로 흐를 우려가 크다. 바른사회시민회의만 해도 “한 달에 10건의 정보 공개를 청구하면 절반은 아예 못 받거나 주요 내용이 빠진 채로 받는다”며 개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31만 건이었던 정보 공개를 연간 1억 건으로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계획 또한 목표로 내세운 양(量)을 채우기에만 급급해 질(質)을 도외시해선 안된다. 정책 결정 과정의 회의록 등 핵심(核心) 정보까지 공개 대상에 포함함으로써 그 실효성을 더 높여야 한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 상정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공공 데이터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 등이 처리되는 대로 시행령 등을 통해 공개 기준 등을 명확히하며 구체적 시행에 차질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