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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옥외집회 전면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9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3년 넘게 대체법안을 마련하지 않아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회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뿐만 아니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6개 법안에 대해서도 법률개정을 하지 않아 이번 임시국회에서라도 대체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바른사회시민회의에 따르면 6월 현재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효력을 상실한 법률 조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야간 옥외집회 전면 금지 조항을 비롯, 통신비밀보호법 등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집시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의 두 개 조항은 이미 대체법안 입법 기한을 넘겨 법안 발의가 시급한 상태다.

헌재는 2009년 9월 24일 집시법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2010년 6월 30일까지 이에 대한 대체 조항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국회는 아직 이에 대한 대체 조항을 마련하지 않아 이달 말이면 벌써 3년째 해당 조항이 무효화된 채 방치되는 셈이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후 관련 조항에 대해 3건의 대체법안이 발의됐지만 지난해 5월 말 18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며 해당 발의안은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현 안전행정위원회) 심사도 마치지 못한 채 폐기됐다.

범죄정보 수집을 위한 감청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했던 통신비밀보호법 6조 7항도 2010년 12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대체 조항 입법기한은 2011년 12월 말까지였지만 이미 기한을 1년 6개월이나 넘긴 상태다. 19대 국회 개원 후 지난해 7월과 11월 개정법률 발의안이 접수됐지만 아직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또 약사 또는 한의사만이 약국을 개업할 수 있고 법인은 약국을 개업할 수 없도록 했던 약사법의 경우 2002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11년째 방치되고 있다. 토양 오염사고의 원인이 된 시설의 소유자를 오염원인자로 판단해 정화책임을 지웠던 토양환경보전법의 경우 가장 최근인 2012년 8월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지만, 아직 이를 대체할 법안은 발의된 적도 없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 내 위헌·헌법불합치 법률개정 전담팀 또는 소관위원회를 마련해 해당 법률 상임위원회의 여야 간사에게 위헌·헌법불합치 법률과 조항 등 헌재 결정문을 넘겨 법률개정을 요구하고 법률 개정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