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 복무기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서울대 등 주요 국립대학과 사립대학의 학군사관후보생(ROTC) 경쟁률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각종 훈련평가에서 남자 후보생을 누르며 군 내 ‘여풍’(女風)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여대생의 ROTC 지원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군의 우수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3일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ROTC 경쟁률 자료를 바탕으로 각 대학별 지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ROTC 경쟁률은 지난 2009년 2.16대 1에서 지난해에는 1.33대 1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을 비롯해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들의 ROTC 경쟁률은 매년 1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서울대는 2009년 56명 모집에 71명이 지원해 1.2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지난해에는 53명 모집에 52명이 지원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연세대도 2009년에는 1.2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55명 모집에 53명이 지원(0.96대 1)하는 등 극심한 모집난을 겪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0여 명 안팎의 후보생을 모집했으나, 갈수록 인기가 줄어 모집인원 또한 절반으로 떨어졌다. 서울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등 서울권 주요 대학과 전남대 등 7개 대학의 경쟁률이 1.0 이하였다.

또 여대와 여학생의 ROTC 지원 또한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백군기(민주당)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숙명여대 ROTC는 2010년 처음으로 30명을 모집할 당시만 해도 119명이 지원해 3.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53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77대 1로 급감했다. 일반대학 여학생의 ROTC 지원도 2011년에는 1723명에서 지난해에는 1293명으로 크게 줄었으며, 서울대(0명)를 비롯한 서울권 10개 대학의 여대생 지원자 수는 23명에 불과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해 육·해·공군 장교로 임관되는 인원은 5000여 명이며 이중 4500명 안팎이 ROTC 출신으로 전체 초급장교의 9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전방의 일반전초(GOP)와 전방소초(GP)에 투입되는 소대장 요원은 대부분 이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해마다 주요 대학 학생들의 ROTC 지원이 줄어들면서 최전방에 투입할 우수 자원 확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