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새로 꺼내든 ‘시간제 일자리’ 등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정부와 청와대의 대체적 인식이다.

일자리, 통상임금, 비정규직 등 노동 관련 현안이 하나같이 노사 중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를 기대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전체 현안들을 한데 모아 ‘크게 주고받는’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과 노동계 모두 이 같은 정부의 구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다 양측의 이견도 매우 커서, 실제 정부의 기대 섞인 예상대로 6월 중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노사 간 걸려 있는 현안들은 각각 따져서는 사안마다 양측의 이견이 너무 크고 타협이 가능한 문제가 아니어서 해결할 수 없다”며 “양측이 주고받는 식으로 전체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노사정 대타협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고용노동부 주도로 경영계와 한국노총이 참여하고 있는 노사정 협의체가 노사정 대타협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용부는 한국 근로자의 1주일당 평균 근로시간이 44.6시간으로 고용률 70% 이상 국가의 1주일당 평균 근로시간 35.9시간에 비해 8.7시간이나 더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멕시코를 제외하곤 한국의 근로자가 최장의 근로시간을 기록하고 있다”며 “고용률 70% 이상의 네덜란드, 스웨덴 등과 비교하면 연간 358∼677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이 근로시간 줄이기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장 시간제 일자리와 통상임금 등 민감한 현안이 걸려있는 사업장이 중심이 된 민노총이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반쪽 협의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용=비용’이라는 현실에서 일자리를 나누는 만큼 임금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새로 만드는 것은 임금 축소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병기·신선종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