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법으로 ‘시간제 일자리’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정규직’이라는 일반적인 고용 형태만 고집해서는 ‘고용률 7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시간제’라는 표현을 대체할 용어를 찾아보라고 지시한 데서 알 수 있듯, 그가 생각하는 시간제 일자리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차별대우, 고용의 불안정성 등으로 악명 높은 기존의 ‘알바’와는 거리가 있다.

고용 형태나 근무시간, 근무 형태 등에서 한결 유연하지만 차별대우를 받지 않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나쁜 알바’가 아닌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와대와 정부의 구상은 차별 해소에 맞춰져 있다. 전일제 정규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4대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적용이나 고용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는 고용률 제고를 위한 방법론으로 시간제 일자리 카드를 검토해 왔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률은 59.8%. 박 대통령의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실현하려면 고용률을 10%포인트 이상 올려야 하는데 정규직만으로 이를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매년 47만6000개씩 총 23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15∼64세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일자리 창출 로드맵’을 준비해 왔으나, 이를 위해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률 70% 달성과 좋은 일자리 창출은 박근혜정부의 최우선 정책 목표”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전체적인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노동시간 차원에서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유연근로를 확산시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 해소 노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